い/う가 무성자음(k, s, t, p, h) 사이에 끼거나 문장 끝에 오면 성대가 안 떨리고 숨소리만 남는다. 글자는 그대로 있는데 실제 소리에선 거의 안 들린다.
예:
한국어엔 없는 현상이라 처음엔 “왜 저 글자 발음 안 하지?” 싶은데, 안 하는 게 아니라 숨만 쉬고 성대 진동을 끈 것이다. い단·う단이 k/s/t/p/h 뒤에 오고 그 뒤가 무성음이거나 문장 끝이면 거의 항상 무성화된다고 보면 된다.
두 단어가 합쳐 하나의 복합어가 될 때, 뒤에 오는 단어의 첫 자음이 k→g, s→z, t→d, h→b 식으로 탁음화되는 현상.
예:
한국어 사이시옷(냇가, 콧등)이랑 비슷한 자리 — 두 명사가 붙으면 이어지는 자리에서 소리가 바뀐다. 다만 일본어는 표기(가나)까지 바뀐다는 게 다르다. 규칙성 있지만 예외도 많아서(뒤 단어에 이미 탁음이 있으면 안 바뀜 — 라이먼 법칙), 단어별로 익히는 게 현실적이다.
ん은 하나의 글자지만 실제 발음은 뒤 자음에 맞춰 3갈래로 갈린다.
한국어로 치면 “신문”의 ㄴ이 실제로는 [심문]처럼 들리는 것과 같은 원리 — 표기는 ㄴ인데 뒤 자음(ㅁ)에 이끌려 소리가 바뀐다. 일본어는 이걸 가나 표기에 반영 안 하고 소리로만 바뀐다는 게 차이다.
굳이 이 세 갈래를 의식적으로 구분하려 애쓸 필요는 없다 — 뒤 자음에 자연스럽게 맞춰 발음하면 저절로 이렇게 된다. 알아둬야 할 건 “ん이 항상 같은 소리가 아니다”라는 사실 자체다.
일본어는 강세로 리듬을 타는 언어(영어·한국어)가 아니라, 글자 하나 = 박자 하나로 전부 똑같은 길이를 두는 언어다. ん도, 촉음(っ)도, 장음(ー)도 전부 독립된 한 박자로 센다.
예:
한국어는 “학교”를 그냥 2음절로 후딱 말하지만, 일본어 がっこう는 4박자를 또박또박 같은 길이로 채워야 한다. っ에서 살짝 멈추고, う에서 앞소리를 그대로 늘리는 느낌으로 — 마치 메트로놈에 맞춰 글자를 하나씩 찍는 감각이다.
이 감각이 없으면 촉음·장음을 생략 가능한 장식처럼 빨리 뭉개서 말하게 되는데, 일본어에선 그게 다른 단어가 된다 — おばさん(아주머니) vs おばあさん(할머니)처럼 장음 유무가 뜻을 가른다.
ら・り・る・れ・ろ는 혀끝으로 윗잇몸을 한 번 톡 튀기듯 치는 소리(탄설음, flap)다. 영어 R처럼 혀를 말아 넣지도 않고, 영어 L처럼 혀끝을 붙이고 있지도 않는다.
가장 가까운 감각은 한국어 “아리랑”의 ㄹ, 또는 스페인어 pero의 r 하나짜리 소리(rr처럼 굴리는 게 아니라 단 한 번). 혀끝이 입천장(윗니 뒤쪽)에 아주 짧게 닿았다 떨어지는 느낌이다.
흔한 실수 두 가지:
둘 다 너무 신경 써서 생기는 실수다. 오히려 한국어 ㄹ 받침 없는 자리(가라, 소리, 하러)에서 나오는 가벼운 ㄹ을 그대로 가져오면 자연스러운 ら行에 가깝다.
じ와ぢ, ず와づ는 표기가 다른데 현대 표준어(도쿄 방언 기준)에서는 발음이 완전히 동일하다. じ=ぢ=[dʑi], ず=づ=[dzɯ]. 옛날엔 넷이 다 다른 소리였는데(四つ仮名) 지금은 소리 구분이 사라졌고 표기만 남았다.
예:
그럼 어느 걸 쓰는지는 순전히 표기 규칙의 문제다: 웬만하면 じ・ず를 쓰고, ぢ・づ는 딱 두 경우에만 — ① 연속탁음으로 생긴 경우(鼻+血 はな+ち→はなぢ), ② 같은 글자가 반복되며 탁음화된 경우(続く つづく, 縮む ちぢむ).
즉 발음을 고민할 필요는 없고(어차피 じ・ず로 발음하면 됨), 쓸 때만 이 표기 규칙을 기억하면 된다. 듣기에서 “이게 じ인지 ぢ인지” 구분하려 애쓰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시도다 — 소리가 없는 구분이니까.
교과서 문형이 실제 대화에선 짧게 줄어든다. 몇 가지 대표 패턴:
한국어도 “하고 있다”를 그대로 말하기보다 “하고 있어~” “하는 중”처럼 구어체가 따로 있는 것과 같은 결이다. 다만 일본어는 축약 패턴이 꽤 규칙적이어서, 위 몇 가지 형태만 익히면 드라마·회화에서 들리는 축약형 상당수를 커버한다.
주의할 점: 이 축약형은 친한 사이·캐주얼한 대화 전용이다. 정중체(です・ます) 문장에는 안 쓴다 — 食べてます는 되지만 食べてます를 食べてるです로 줄이거나 하진 않는다. 즉 축약은 반말·캐주얼 영역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다.
は행은 자음마다 실제 조음 방식이 갈린다. 특히 ふ와 ひ가 한국어 화자가 무심코 놓치는 지점이다.
굳이 국제음성기호(IPA)를 외울 필요는 없다. 핵심은 “は행이 전부 똑같은 방식으로 나는 소리가 아니다”라는 것 — 특히 ふ는 입술로, ひ는 혀로 만드는 소리라 な행·た행처럼 자음 하나로 뭉뚱그려 생각하면 안 된다.